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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안녕하세요. 테크로그의 첫 글이네요.
이전에는 개인프로젝트로 개발한 기술블로그를 홈 쿠버네티스에 배포해서 운영했었는데, 이제는 티스토리로 블로그를 이전하려고 합니다.
첫 글인 만큼 제 소개를 먼저 하자면, 저는 25년도 2월에 졸업을 앞두고있는 컴퓨터공학과 재학생입니다. 취업 한파임에도 다행히 졸업 전에 한 가상화폐 거래소의 신입 데브옵스 엔지니어로 취업에 성공하게 되었어요.
제가 학교에 입학했던 17년도만 하더라도 컴퓨터공학과가 막 떠오르던 시기였고 코로나 시기에는 너도나도 개발자를 모셔가려는 IT 붐이 일었지만, 개인적인 목표가 있어 졸업을 미루고 길게 휴학을 했었습니다.
학교로 돌아와 졸업하고 취업을 하려보니 어느새 IT의 열기는 식어버리고 취업 한파가 몰아치고 있더라구요.
아직도 언제 끝날지 종잡을 수 없는 현재진행형의 취업 한파 속에서, 제가 신입 데브옵스 엔지니어로 취업에 성공했던 과정을 기록해보고자합니다.
취업 준비 시작
저는 데브옵스 엔지니어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쿠버네티스가 너무 좋았고, 오픈소스 생태계와 클라우드, 자동화에 많은 관심이 있었거든요.
조금만 찾아봐도 데브옵스 엔지니어 여타 백엔드/프론트엔드 엔지니어보다 수요가 적고, 특히 신입은 거의 뽑지 않는다는 것이 정설인 것 같아요.
취업 준비를 시작한 작년 12월 초부터 데브옵스 엔지니어, 또는 SRE와 관련한 채용 공고를 훑어보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채용 공고 수가 현저히 적더라구요.
신입: 17개
1년 이상: 3개
3년 이상: 22개
저는 신입/경력 가리지 않고 데브옵스/SRE를 채용하는 기업들에 전부 지원하였습니다.
경력이라고는 학교 연계형 인턴 6개월이 전부였지만, 신입 공고 수가 너무 적어서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경력직 공고에도 우선 다 지원해본 것 같아요. 지원하는데 돈 드는 거 아니니까요...^^
그 결과 총 12개 기업에서 서류 합격 결과를 받았습니다. 퍼센테이지로는 약 28%네요.
신기한 것은, 서류합격한 기업 중 세 곳을 제외한 9개 기업은 3년 이상의 경력직 채용공고였습니다.
모순적이게 신입으로 지원한 곳에는 대부분 떨어지고 오히려 경력직 지원에서 서류가 많이 합격된 거죠.
현재 최종 합격해서 입사 대기중인 기업도 3년 이상의 DevOps 엔지니어 채용 공고를 통해 지원한 기업이었습니다.
면접
백엔드 개발자라면 서류 합격 이후 일반적으로 코딩 테스트나 프리 테스트를 보는 기업들이 많은데, 데브옵스의 경우 대부분은 사전 과제나 코딩테스트 등의 전형이 있는 곳은 많지 않았습니다.
일반적으로 네카라쿠배라고 불리는 IT 대기업/유니콘들에 서류합격했을 때는 직무 관계없이 코딩테스트나 프리테스트 등의 전형이 있었긴하지만요.
기술면접에서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들은 진행했던 프로젝트들이나 인턴 경험이었습니다.
어떤 도구를 왜 사용하였고 무슨 특징이 있는지, 진행하며 부딪힌 기술적 어려움이 무엇이었고 어떻게 해결하였는지에 대한 질문들과
쿠버네티스의 컴포넌트 간 상호작용하는 내부적 동작과정 등을 서술하는 질문들이 기억에 남네요.
그 다음으로 많이 받은 질문은 CS 관련이었습니다. 직무 특성상 대부분은 네트워크와 OS 관련 질문이었어요.
HTTPS의 처리 과정, 인증서 발급과정, L3 advertising과 L2 advertising의 차이, BGP란 무엇인지, BGP가 사용하는 프로토콜이 무엇인지 같은 질문이 기억에 남네요.
면접을 보며 CS의 부족함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AWS 등의 클라우드 관련 질문들은 생각보다 많이 받지는 않았는데요,
VPC, SG, NLB와 ALB의 차이 등의 기본적인 클라우드 서비스들의 개념에 대한 질문을 받았습니다.
생각보다 커뮤니케이션과 관련한 질문은 대체적으로 많지 않았던 것 같아요.
차라리 컬처핏과 관련된 부분들에 대한 질문이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최종 합격한 기업에서는 CTO 면접 중 Go 언어의 고루틴에 대해 한 단어로 설명할 수 있는지를 물어보셨는데, "경량 쓰레드"라는 답변에 엄청 만족하신 것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제 개인 프로젝트들을 보면서 Go를 Go스럽게 코딩하는 신입 개발자를 오랜만에 본다고도 말씀하시더라구요.
불쾌한 면접 경험은 전혀 없었지만, 면접관이 DevOps에 대해 깊이 알고있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을 몇 군데에서 받은 적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나의 강점
DevOps 엔지니어로서 저의 포트폴리오에서 강점이 되었던 부분은
- 홈 쿠버네티스 구축 및 운영 경험
- 인프라 엔지니어 인턴 경험
- 기술블로그 배포 및 운영 경험
정도 였던 것 같습니다.
정리
사실 쿠버네티스에 자신이 있었고, 인턴 경험을 하며 쿠버네티스를 포함해 Vault, Istio, Grafana stack, Helm, Harbor, ArgoCD 등의 다양한 도구를 접할 수 있었고, 신입 대비 높은 역량을 가지고있다고 생각하고있었는데 반해 생각보다 서류에서부터 불합격하는 곳이 많아 취업을 준비하는 한 달 반 정도의 시간동안 많이 위축되고 불안했던 시기였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만족할 만한 수준의 연봉으로 자체 서비스를 운영하는 기업에서 데브옵스 엔지니어 직무를 맡아 첫 커리어로 시작할 수 있어 너무 기쁘고, 앞으로의 엔지니어 생활이 기대되는 것 같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 중 신입 데브옵스 엔지니어로 취업을 준비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 기본기를 탄탄히 하기 (네트워크, OS 등의 CS)
- 실패에 좌절하기 않기 (같은 DevOps더라도 회사마다 원하는 상세 역량이 너무나 상이하기 때문에)
이 두 가지를 꼭 기억하셨으면 좋겠어요.
떨어지면 떨어진대로 "내가 해온 방향과는 조금 핏이 맞지 않는 기업이구나~" 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국내외적인 이슈들과 경기 침체 등으로 참 취업하기 힘든 시기인 것 같아요. 다들 힘내시고 나중에 현업에서 만나 좋은 인사이트들을 많이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앞으로 꾸준히 양질의 글을 작성해서, 데브옵스를 준비하시거나 혹은 현직에서 훌륭한 데브옵스 엔지니어로 종사하고 계시는 많은 분들과의 교류를 이루어갈 수 있게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